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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바라기

[토박이말 맛보기]입내

토박이말바라기 2019. 4. 2. 09:50

[토박이말 맛보기]입내/()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입내

[]소리나 말로써 내는 흉내

[보기월]어떤 사람은 바람 소리 같기도 하다는 수레에서 나는 그 소리는 입내 내기도 어렵습니다.

 

밝날(일요일) 이슥한 때에 비롯한 글씨가 날이 바뀔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글이 잘 될 때도 있지만 안 될 때는 참 오래 걸리곤 합니다. 생각도 많고 썼다 지웠다 하다가 보면 때새(시간)이 훅 흘러가버립니다. 일어나야 할 때는 같으니 잠자리에 늦게 든 만큼 잠은 모자라기 마련입니다.

 

어제 아침은 모자란 잠 탓도 있지만 꽃샘추위와 함께 제 몸에 들어온 고뿔 때문에 코도 막히고 머리도 아팠습니다. 더 누워 있고 싶은 마음을 따뜻한 이불과 함께 걷어내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도라지 한 숟가락을 떠먹고 밥을 챙겨 먹었습니다. 요즘은 안 먹어도 먹은 듯이 부른 배가 짐스러워 밥을 적게 담게 됩니다. 머리는 덜 먹고 더 많이 움직이라 하는데 몸은 자꾸 게으름을 피웁니다.

 

여느 날보다 일찍 나오면서 아이들을 태워 주기로 했습니다. 큰애를 내려 줄 때만 해도 좋았는데 골목으로 들어서 줄지어 길을 꽉 채운 수레들을 보니 늦겠다 싶었습니다. 샛길로 돌아서 갔지만 작은애를 내려주고 배곳(학교)에 오니 수레 댈 곳이 많지 않았습니다.

 

일찍 나와 일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침부터 바쁜 걸음을 쳤습니다. 아침모두모임도 있고 생각지도 않았던 일까지 겹쳐서 더 바빴습니다. 할 일을 챙겨 적어 놓고 보내는 걸 깜빡 잊을 만큼 말입니다.

 

마을 갈배움길(교육과정) 일에 마을배곳(학교) 일까지 챙겨서 하고 일꾼모임을 하고 나니 배곳 일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토박이말 교육 연구회 일에 갈침이 모임까지 생각하느라 쉴 겨를이 없었습니다. 어버이 모임이 잘하고 있는 만큼 갈침이 모임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나가서 아무도 없는 배곳(학교) 뒤쪽에 세워 두었던 수레에 탔는데 얄궂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새로 산 수레를 타 본 사람들이 수레에서 얄궂은 소리가 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푸르스름한 빛과 함께 들리는 소리가 그리 좋지는 않았지요.

 

어떤 사람은 바람 소리 같기도 하다는 수레에서 나는 그 소리는 입내 내기도 어렵습니다. 다른 수레들은 다 힘틀(엔진) 소리가 들리는데 제 수레에서는 그런 소리와 다른 소리가 납니다. 소리 때문에 멀미가 날 것 같다고도 하는데 얼른 길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을 보고 입에서 나는 냄새를 뜻하는 입내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뜻도 있다는 것을 알고 나면 성대모사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대모사 잘하는 사람 입내 잘 내는 사람이니까요.^^

 

 

-김산이의 말을 춘동이란 사람은 입내 내듯이 나는 자네가 죽은 줄 알았네.”하고 말하였다.(홍명희, 임꺽정)

 

 

4352해 무지개달 이틀 두날(2019 4 2일 화요일)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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