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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맛보기]울골질/(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울골질
[뜻]지긋지긋하게 으르며 덤비는 짓
[보기월]울골질을 하는 것만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얼른 좀 깨닫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밝날(일요일) 밤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밖이 환하지 않은 걸 보고 비가 오나보다 생각했습니다.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옷이 젖을 만큼 내리고 있었습니다. 좀 일찍 나가야지 생각을 했는데 뜻밖의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더 늦게 가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아침에 먼저 집을 나선 사람에게서 기별이 올 때는 그리 좋은 일이 아닐 때가 많았습니다. 어제도 그랬습니다. 머리를 감고 다 말리지도 않았는데 들말틀이 울어서 받으니 궂은 기별이었습니다. 받혔다고 하는데 사람은 다치지 않았다고 해서 잘됐다 여기며 서둘러 가 보니 걱정을 할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뒷갈망을 해 줄 사람들이 온 것을 보고 배곳으로 오니 많이 늦어서 일을 챙기느라 엄청 바빴습니다. 몸소 겪지 않은 저도 이런데 아내는 얼마나 그랬을까 싶어서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런 생각도 더 할 겨를이 없이 해야 할 일들을 했습니다.
궂은 날씨에 아침부터 놀란 저에게 아이들까지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되잖은 말과 짓으로 자리느낌(분위기)을 흐리기도 하고 밖에 나가서 못 노니까 안에서 뛰고 달리는 아이들까지 눈에 거슬리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요.
게다가 여린 아이를 일부러 건드려 울리고도 아무 잘못이 없다는 듯이 구는 아이까지 속을 긁었습니다. 제 눈으로 똑똑히 보고 이야기를 했는데 눈도 하나 깜짝하지 않는 걸 보니 더 어이없었습니다.
길게 이야기를 할 수도 없고 잘못한 게 없다고 했지만 울고 있는 아이가 기분이 많이 나빴다고 하니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고 서로 풀치자고 해서 보냈습니다. 울골질을 하는 것만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얼른 좀 깨닫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겪고 기분 나쁜 일을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하는 까닭을 알 수가 없습니다. 타고난 것이고 바뀌지 않을 거라는 사람들 말이 틀렸으면 좋겠습니다.
-저런 막돼먹은 녀석이 울골질로 남을 괴롭히고 있네.(표준국어대사전)
4351해 섣달(온겨울달) 나흘 두날(2018년 12월 4일 화요일)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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