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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살리기]1-33 누꿈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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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살리기]1-33 누꿈하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요즘 자주 보고 듣는 '진정되다'와 비슷한 뜻을 가진 '누꿈하다'입니다. 이 말을 말집(사전)에서는 "전염병이나 해충 따위의 퍼지는 기세가 매우 심하다가 조금 누그러져 약해지다."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저는 그걸 다음과 같이 좀 다듬어 보았습니다. "옮김앓이나 나쁜 벌레 따위가 퍼지는 세기가 매우 지나치다가 조금 누그러지다(덜하여지다)."
말집(사전)에서 풀이를 할 때 쓴 말이 익어서 더 쉽게 느껴지는 분들이 많다는 걸 잘 알지만 우리 아이들은 제가 다듬어 놓은 풀이에 더 익어서 쉽다고 느끼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 것이니 너그럽게 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이 나온 뒤로 '진정( 鎭靜)되다'는 말을 참 많이 듣거나 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도 말집(사전)에 풀이를 보면 1. 몹시 소란스럽고 어지러운 일이 가라앉다', 2. 격양된 감정이나 아픔 따위가 가라앉다'라고 되어 있어 우리가 잘 알고 자주 쓰는 '가라앉다'라는 말로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진정되다'와 '누꿈하다'의 풀이를 견주어 보면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이 누그러지는 것을 나타내는 말로 '누꿈하다'가 더 알맞은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진정되다'를 쓰고 '누꿈하다'를 쓰는 사람이 없다 보니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신문, 방송 일을 하시는 분들이 '누꿈하다'를 써 주신다면 많은 사람들이 '누꿈하다'는 말을 알고 잘 쓰게 되지 싶습니다. 제가 사는 고장은 보름 앞까지만 해도 좀 누꿈했었는데 지난 이레 갑자기 늘어나서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어기는 사람보다 잘 지키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다시 곧 나아질 거라 믿습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온봄달 스무닷새 낫날(2021년 3월 24일 목요일) 바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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