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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맛보기]시름없다 본문
[토박이말 맛보기]시름없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름없다
[뜻]2)아무 생각이 없다
[보기월]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한낮이 될 때까지 시름없이 누워 있었습니다.
지난 닷날은 동무에게 기쁜 일이 있어서 만나 기쁨을 나누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배곳 일을 챙겨 한 다음 제가 하기로 마음 먹은 일을 하려고 앉아 있다가 보니 만나기로 한 때가 거의 다 되었더라구요. 서둘러 셈틀을 끄고 짐을 챙겨 나갔습니다.
조금 늦긴 했지만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지난 일, 앞으로 할 일까지 이야기는 날이 바뀔 무렵까지 이어졌고 집에서 걱정이 되어 한 기별을 받고서야 헤어졌습니다. 여느 날 많이 먹지 않던 것을 늦게까지 많이 먹어서 그런지 속도 부대끼고 머리도 아팠습니다. 푹 자고 일어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한낮이 될 때까지 시름없이 누워 있었습니다. 잠도 자다 깨다를 되풀이했습니다. 할 일이 많아 배곳에 갈 거라고 마음 먹었던 사람이 말입니다.
겨우 일어나 일을 하려고 셈틀 앞에 앉았는데 일감이 안 보였습니다. 지난 닷날 나오면서 챙겨 왔다고 생각했는데 없는 걸 보니 서둘러 나오면서 빠트리고 왔나 싶어 배곳으로 갔습니다. 잃어버리면 아주 큰일이기 때문에 걱정을 하며 갔는데 배곳에 잘 있었습니다.
일감을 가져와서는 줄곧 일을 했는데 자꾸 식구들한테 마음이 쓰였습니다. 남들은 이레끝이면 식구들 데리고 어디로 놀러 갈까 생각하느라 바쁘다고 하는데 그런 말을 해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힘도 때새(시간)도 알맞게 나눠 써야 된다는 걸 아는 만큼 앞으로 그렇게 하도록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이 말은 1)속이 타거나 걱정으로 힘이 없다는 뜻도 있으며 다음과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1)-그는 시름없는 얼굴로 힘겹게 터벅터벅 걷는다.(표준국어대사전)
2)-그는 주춤하더니 다시 돌아누우면서 시름없는 투로 말했다.(최인훈, 회색인)
-그녀는 요즘 시름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51해 들봄달 열이틀 한날(2018년 2월 12일 월요일)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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