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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6 본문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6
*얻다, 고치다, 살림살이, 온 나라사람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74, 7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74쪽 둘째 줄에 ‘얻어야 하는가’가 보입니다. 요즘은 ‘구해야 하는가’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많아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옛배움책에서는 잘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 넷째 줄과 다섯째 줄에 이어지는 월(문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가 남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얻지 못하는 것은 무엇 무엇인가?”
요즘 배움책에서 이렇게 썼다면 억지스럽다며 반갑게 여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저는 이런 월을 자주 못 보게 되면서 우리 느낌이 굳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토박이말을 잘 살린 이런 월을 더 많이 보게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홉째 줄에 ‘고쳐 주는’도 반가운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치료해 주는’이라는 말보다는 훨씬 쉬운 말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밑에서 첫째 둘째 줄에 있는 ‘그만큼 우리 살림살이에 아쉬움이 생길 것이다’도 참 쉽습니다. ‘우리 생활이 불편해질 것이다’와 견주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75쪽 넷째 줄에 ‘손을 나누어서’가 눈에 들어옵니다. ‘역할을 나누어서’를 많이 보았지 이런 말을 처음 봐서 그렇기도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 우리말답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밑에서 셋째, 둘째 줄에 걸쳐 있는 ‘온 나라사람’도 참 좋습니다. ‘전 국민’이라는 말을 많이 보고 들어서 이런 말이 달갑지 않다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말부터 알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생각해 보면 우리 아이들 배움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는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배움책을 쉽게 만드는 일을 그 어떤 일보다 먼저 챙기자고 거듭 힘주어 말씀드립니다.
4351해 온봄달 스무여드레 삿날(2018년 3월 28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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