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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0 본문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0 잇대다, 네모뿔, 모뿔, 되, 네모기둥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셈본 6-1’의 52쪽, 5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2쪽 넷째 줄에 ‘잇대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잇대다’가 끝바꿈(활용)을 한 것으로 ‘서로 이어져 맞닿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토박이말입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연결하여’라고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런 말이 배움책에서 뿐만 아니라 나날살이에서도 많이 썼을 텐데 요즘은 잘 안 쓰니 안타깝습니다.
아홉째 줄에는 “우리들도 이와 같은 것을 만들어 보자.”라는 월이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 안팎의 여러 곳에서 ‘제작’이란 말이나 ‘제작 순서’, ‘제작 방법’과 같은 말을 많이 쓰는데 이 월은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더욱 반가웠습니다. ‘만들다’와 ‘제작하다’ 가운데 아이들한테 쉬운 말은 어떤 것인지는 물어 보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열한째 줄에 ‘네모뿔’이 나옵니다. 앞서 사각형을 옛날 배움책에서는 ‘네모꼴’이라고 했다는 것을 알려드렸기 때문에 그리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사각뿔’이라고 하는데 보시는 바와 같이 옛날 배움책에서는 ‘네모뿔’이라고 했습니다.
열여섯째 줄에 나오는 ‘옆모서리’라는 말도 낯선 말일 것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그냥 ‘모서리’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말모이(사전)을 찾아보니 그냥 ‘모서리’와 다른 뜻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줄에 나오는 ‘모뿔’이라는 말은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각뿔’이라는 것을 바로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이 들어 있는 “이 모뿔의 높이는 어떻게 재면 좋으냐?”도 한 월이 다 토박이말이라 좋습니다.
53쪽 둘째 줄부터 넷째 줄까지 나오는 ‘세모뿔’, ‘다섯모뿔’, ‘여섯모뿔’이라는 말은 더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한 쪽으로는 이런 말을 ‘삼각뿔’, ‘오각뿔’, ‘육각뿔’로 바꿔 놓은 사람이 누구인지 왜 그랬는지 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거듭했습니다.
아홉째 줄에 나오는 ‘되’는 요즘도 쓰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점점 쓰임이 줄어들고 있어서 ‘되’라는 말과 함께 ‘되다’는 움직씨도 함께 쓰이지 않게 될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열한째 줄과 열둘째 줄에 걸쳐 나오는 ‘네모기둥’이라는 말도 반가웠습니다. 앞서 ‘모기둥’이라는 말이 나왔었는데 두 쪽에 걸쳐서 다룰 말이 그 말 한 낱말 밖에 없어서 넘기면서 저 혼자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시 말씀을 드릴 수 있게 나오니 참 좋습니다.
4352해 더위달 사흘 삿날 (2019년 7월 3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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