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맛보기]에누리 본문
[토박이말 맛보기]에누리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에누리
[뜻]1)있는 것보다 더 보태거나 줄이거나 함.
[보기월]남들은 집으로 갈 무렵 자리에 앉은 뒤 에누리 없이 세 때새(시간) 동안 일어나지 않고 일을 했지요.
고뿔을 핑계로 미루어 놓았던 글을 다 쓰고 나니 날이 바뀌고도 한참이 지난 뒤였습니다. 낮에 그렇게 잤으니 잠이 오지 않는 게 마땅하다 싶었지만 깜깜한 곳에서 혼자 뒤척이는 게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겨울말미(방학)를 하지 않은 사람이 있어서 모자란 잠을 뒤로 하고 일어났습니다.
이틀 푹 쉰 보람이 있어서인지 맹맹하던 코도 뚫리고 따끔거리던 목도 가라앉았습니다. 저마다 일이 있어서 나가고 저도 배곳(학교)로 갔습니다. 겨울말미 동안 빛깔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어서 어수선했습니다. 수레에 실려 있던 짐을 옮기고 일을 하려고 셈틀(컴퓨터)을 켰는데 뜻 모를 두 줄 글이 뜨면서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마침 손을 봐 주는 분이 배곳 안에 계셔서 얼른 보였는데 쉽게 고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고 했습니다. 토박이말 맛보여 드리는 일은 틀렸고 빌린 몬을 돌려 드리러 갔습니다. 극단 현장 고능석 대표님을 뵙고 앞으로 서로 힘과 슬기를 보탤 수 있는 길을 찾아보기로 했답니다.^^
낮밥(점심)을 먹고 들어가 일을 했습니다. 두 가지를 끝내고 나니 뒤낮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많아 갈 수가 없었습니다. 남들은 집으로 갈 무렵 자리에 앉은 뒤 에누리 없이 세 때새(시간) 동안 일어나지 않고 일을 했지요. 만남을 기다리는 배움이들과 함께할 거리를 마련하는 일까지 하고 나오니 밖은 깜깜해져 있었습니다.
이 말은 2)값을 깎음, 3)받을 값보다 값을 더 많이 부름. 또는 그 값을 뜻하기도 하며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1)-내가 그 회사에서 에누리 없이 십 년을 보낸 사람이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그의 말에는 에누리도 섞여 있다.(표준국어대사전)
2)-나는 상인에게 오천 원만 에누리를 해 달라고 말해 보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정가가 만 원인데 오천 원에 달라니 에누리가 너무 심하지 않소?(표준국어대사전)
3)-대게 시장에서 상인들이 부르는 값은 깎일 것을 예상해서 에누리를 더하여 부르는 값이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토지는 극히 비옥하여 물산이 풍부하고 인심은 상해와는 딴판으로 순후하여 상점에 에누리가 없고 고객이 물건을 잊고 가면 잘 두었다가 주었다.(김구, 백범일지)
4351해 한밝달 아흐레 두날(2018년 1월 9일 화요일) ㅂㄷㅁㅈㄱ.
'토박이말 바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28 (0) | 2018.01.17 |
---|---|
[토박이말 달력] (0) | 2018.01.16 |
[토박이말 맛보기]에다 (0) | 2018.01.16 |
[토박이말 맛보기]시난고난 (0) | 2018.01.10 |
[토박이말 맛보기]시나브로 (0) | 2018.01.08 |
[토박이말 되새김]1-1 (0) | 2018.01.07 |
[토박이말 맛보기]에구붓하다 (0) | 2018.01.05 |
[토박이말 맛보기]시거에 (0) | 2018.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