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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33-설날 인사 본문
[맞춤 토박이말]33-설날 인사
[맞춤 토박이말]설날 인사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가 바뀔 때 가장 많이 듣는 인사말일 것입니다.
지난 설날에도 이런 인사말을 많이 들으셨을 테지요. 그런데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인사를 주고받았을까요?
똑똑히 알 수 없지만 이런 인사를 주고받는 게 그리 오래지 않았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어림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말씀하신 버릇을 미루어 보더라도 ‘~(하)세요’와 같이 시키는 듯한 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뭔가 바라는 것이 있으면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말을 앞세우셨고, 바라는 것이 있을 때는 “~하길 바란다.” 또는 “~하길 비손한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게다가 조선 때 주고받는 편지에 남아있는 새해 인사를 봐도 요즘과 같이 시킴꼴(명령형)이 없었다고 하니 더욱 그렇습니다. 인사말도 때와 곳에 따라 바뀌었다는 것을 안다면 요즘과 같이 시키듯이 하는 인사말을 좀 바꾸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돌(생일), 한가위, 설과 같이 좋은 날을 보낸다는 뜻을 담은 말에 ‘쇠다’가 있습니다. 그러니 설을 잘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설 잘 쇠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거기에 좀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 마음을 담으면 될 것입니다.
‘복(福)’을 말모이(사전)에 찾아보면 '뜻하지 않게 얻는 좋은 일’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렇게 내가 힘을 들이지 않고 얻은 좋은 것보다 내가 힘을 써서 하고 그것을 누군가 잘 되게 보살펴 주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알음’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알음’에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 줄 수 있는 그 어떤 분(신)의 보살핌과 돌봄’이란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새해 늘 알음이 함께하실 비손합니다.”라는 인사를 올립니다.
이렇게 새해 인사를 주고받는 분들이 많아지면 우리 설날 인사가 바뀌지 않을까요? 좀 더 우리다운 설날 인사를 주고받는 날이 얼른 올 수 있도록 마음을 써 주시기 바랍니다.^^
4351해 들봄달 스무하루 삿날(2018년 2월 21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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