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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4 본문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4
*살림, 머리, 딴, 다달이 모듬살이, 산것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70, 7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70쪽 여섯째 줄에 ‘살림’이 보입니다. 요즘은 ‘생활’이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배움책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말입니다. 아니 같은 뜻으로 ‘살림’이란 말을 쓰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살림을 할 수 있는가를 가르치고 배운다.”는 말이 새삼 더 살갑게 느껴집니다.
그 다음 줄에 있는 ‘머리’도 배움책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같은 뜻으로 ‘두뇌’라는 말을 더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딴’도 요즘은 잘 쓰지 않는 말입니다. “타 지역‘, ’타 학교‘, ’타국‘이란 말은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어떻게 쓰는 것이 쉽게 쓰는 것인지를 똑똑히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열다섯째 줄에 ‘다달이’가 있습니다. ‘매월’ 또는 ‘매달’이라 하지 않았습니다. 본디 ‘달달이’인데 소리 내기 쉽도록 하다 보니 ‘다달이’가 된 것은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71쪽 둘째 줄에 ‘모듬살이’라는 반가운 말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공동생활’, ‘사회생활’이라고 할 것입니다. 말모이(사전)에도 ‘사회생활’과 비슷한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우리는 이 말을 만나기 어려운 것일까요?
이어서 나오는 ‘산것’은 더 합니다. 말모이에 나오지도 않기 때문에 이런 옛배움책이 아니라면 쓰면 안 될 것 같은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들온말(외래어)이 눈, 귀, 입에 익은 어른들 자리에서 보면 낯설고 더 어렵기만 한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살아보지 못 한 삶을 살아야 할 아이들에게 어떤 말이 더 도움이 될 말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4351해 온봄달 열나흘 삿날(2018년 3월 14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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