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토박이말 바라기 (769)
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제철 토박이말]11- 눈과 아랑곳한 토박이말 [제철 토박이말]눈/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살눈, 자국눈, 발등눈, 잣눈, 길눈 지난 7일은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오지 않았지만 눈이 온 곳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오늘은 ‘눈’과 아랑곳한 철마디(절기)를 보내고 앞으로 눈이 오면 쓸 수 있는 토박이말 몇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눈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이 많아서 한꺼번에 다 알려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눈이 얼마만큼 왔는지를 나타내는 토박이말을 알려드릴 테니 알아두셨다가 쓰시기 바랍니다. 눈이 얼마만큼 왔는지를 나타내는 토박이말 가운데 ‘살눈’이 있습니다. ‘조금 내려서 바닥을 다 덮지 못하고 살짝 덮을 만큼 얇게 내린 눈’을 ‘살눈’이라고 합니다. 얇게 살짝 ..
[토박이말 맛보기]울력다짐/(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울력다짐 [뜻]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어떤 일을 빠르게 해치우는 기세 [보기월]여러 가지 생각을 한 끝에 앞으로 ‘울력다짐’을 ‘운힘다짐’ 또는 ‘운꾼다짐’으로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밝날 아침부터 뒷머리가 무엇이 누르는 듯이 기분 나쁘게 아팠습니다. 어제 낮에도 머리 아픈 것이 가시지 않아서 제 몸이 돌림고뿔(독감)과 싸우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둘레 분 가운데 여러 날 동안 머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병원에 가니 돌림고뿔을 앓고 지나간 것 같다고 한 말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더 아픈 곳 없이 이렇게 지나가 주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 모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엠오유(MOU)라고 하고 ‘업무협약’이라고도 하는 ..
[토박이말 맛보기]울멍지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울멍지다[뜻]크고 뚜렷한 것들이 두드러지다[보기월]가지고 간 그릇에 담아 쌓아 놓고 보니 저희 게 더 울멍지게 보였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부터 갑작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이 얼어서 터진 곳이 많다는 기별도 있고 추위 때문에 힘들다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저도 지난 엿날(토요일) 밖에 나가면서 옷을 잘 챙겨 입고 가지 않아서 좀 떨었습니다. 많이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고 좀 가볍게 입고 갔는데 바람이 불어서 더 춥게 느껴졌습니다. 추울 때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옷의 고마움과 따뜻한 집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밝날(일요일)은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갔습니다. 많이 하는 집에 견주면 적다고 할 수 있지만 안 하던 일을 하니..
[토박이말 되새김]온겨울달(섣달) 한 이레 날씨가 하루 이틀에 이렇게 달라지나 싶을 만큼 추워졌습니다. 아이들이 손에 들고 있는 손데우개(손난로)를 보면 얼마나 추운지를 얼추 알 수 있습니다. 어제부터 그걸 들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더라구요. 똑딱이, 흔들이 같은 조금 싼 것부터 아침에 채워 오면 하루 동안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데워졌다 식으면 다시 데워지지 않는 것들이 배곳(배곳) 곳곳에 굴러다니는 걸 보면 안타깝습니다. “손데우개(손난로) 아무데나 버리지 마라. 너희는 누군가의 손을 한 번이라도 따뜻하게 해 준 적이 있느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말이지만 아이들한테 해 주고 싶은 말입니다. 짧은 동안이라도 내 손을 따뜻하게 해 준 것에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버릴 곳에 고..
[토박이말 맛보기]운두/(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운두[뜻]그릇이나 신 따위의 둘레나 둘레의 높이[보기월]어제 신었던 신보다 운두는 높았지만 앞이 뚫려 있어 바람이 숭숭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제 비가 그치고 나니 날씨가 확 달라졌습니다. 비가 올 때까지만 해도 포근한 느낌이 들었는데 날이 어두워질 무렵 바람이 불면서 차가워졌습니다. 아침에 옷을 얇게 입고 온 사람들이 갑자기 바뀐 날씨에 춥다며 팔짱을 끼기도 하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다시 배곳으로 들어가 일을 하였습니다. 한 번도 일어나지 않고 일을 했는데 집에 가려고 나올 때 보니 눈에 띄는 게 해 놓은 게 없는 것 같았습니다. 밖은 더 추운 바람이 불고 있었지요. 집에 가서 따뜻한 꿀물을 한 그릇 마시고 날마다 쓰는 글을 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