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토박이말 바라기 (769)
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되새김]들여름달 닷 이레 들여름달 마지막날인 어제 온여름달(6월)을 맞이하는 일을 하나 했습니다. 배움방(교실)에 달려 있는 바람틀(선풍기)을 가시고 싶은데 푸는 게 힘들다고 하셔서 그걸 도와 드렸습니다. 땀을 흘리며 함께 도와 준 다른 갈침이(선생님)들이 짜장 고마웠습니다. 그제는 제가 쓰는 배움방에 달린 것들을 가셔 달았고 제가 일하는 방에서 쓸 것들까지 가셔 놓았습니다. 그 일을 도와 준 배움이들이 있었기에 훨씬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는데 추어올려 준다고 해 놓고 깜빡 잊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추어올립니다.^^ 어제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도 했습니다. 다들 바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일이 자꾸 겹쳐서 한 자리에 모이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일을 마친 뒤 쉬고 싶은 몸을 이끌고..
[토박이말 맛보기]오복조림/(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오복조림[뜻]몹시 조름[보기월]언제든 누구한테든지 오복조림을 해서 될 일이면 벌써 했을 것입니다. 딸 아이가 겪배움(체험학습)을 떠나는 일로 여느 날보다 일찍 일어나야 했습니다. 짐을 챙기는 일이야 스스로 하지만 그것 말고도 챙길 게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낮밥을 싸 주는 게 가장 큰일이었습니다. 저보다 일찍 일어나 싸서 파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한결 수월했지만 걸음품은 제가 팔아야 했습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그대로 옷만 바꿔 입고 걷거나 달리러 나온 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가시버시가 손을 잡고 가는 것도 보았는데 참 좋아보였습니다. 같은 때 같은 일을 함께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동무랑 같이 가기로..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42-수, 살금, 펀펀이, 싸움터, 뒷구멍, 꿀샘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88, 89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88쪽 둘째 넷째 줄에 ‘수’가 보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무기’ 또는 ‘방법’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수’라는 말은 ‘방법’이라는 말을 써야 할 때 살려서 쓰면 좋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곱째 줄에 ‘살금’이 나옵니다. 뒤에 문다는 말이 나와서 이 말이 무슨 뜻인지는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말모이(사전)에서 찾으면 안 나오거나 ‘살짝’의 방언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살금’을 되풀이한 ‘살금살금’이 나오고 ‘살그미’라는 ..
[토박이말 맛보기]싱긋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싱긋[뜻]눈과 입을 슬며시 움직이며 소리 없이 가볍게 웃는 모양=싱긋이[보기월]겉으로는 싱긋 웃었지만 속으로는 조금 슬펐습니다. 늘 그렇지만 한날(월요일) 아침은 좀 일찍 여는데도 집을 나설 때는 조금 늦어 있습니다. 어제도 그랬습니다. 잠은 일찍 깼는데 밥을 챙겨 먹은 뒤 씻고 나오니 여느 날보다 늦었더군요. 씻는 데가 더 많은 것도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배곳까지 걸어 가는 날이 많다 보니 배곳을 마친 아이들도 자주 봅니다. 바로 옆 가온배곳(중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지요. 만나면 다들 반갑게 인사를 하곤 하는데 어제 아침에 만난 아이는 모른 척하고 지나갔습니다. 제가 먼저 "00아 오랜만이다."라고 하자 마지 못한 듯..
[토박이말 맛보기]오목조목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오목조목하다[뜻]1)자그마한 것이 모여서 아기자기하게 짜임새가 있어 야무진 느낌을 주는 듯하다.[보기월]사람 생김새를 두고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오목조목하다고 하면 기분 좋을 것입니다. 지난 닷날 뒤낮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교사) 모임이 있었습니다. 다들 바빠서 날을 잡기 쉽지 않았는데 어렵게 만났습니다. 우리가 선 자리에서 무엇을 하는 것이 옳고 바람직한지 생각해 보면 가야할 쪽이 똑똑히 드러난다는 이야기를 좀 길게 했습니다. 재미에 울림까지 더했으면 했던 제 바람과 달리 좀 지루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러니 끝까지 귀담아 들어준 분들께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제가 도움이 되기보다는 도움을 받을 일이 많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