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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3 본문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3
*힘쓰자, 한해살이, 여러해살이, 나이테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54, 5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4쪽 셋째 줄에 ‘배게’가 보입니다. ‘배다’가 ‘몬(물건) 사이가 비좁거나 촘촘하다’는 뜻을 알면 바로 알 수 있는 말입니다. 다섯째 줄에 있는 ‘힘쓰자’는 말도 반가운 말입니다. ‘노력하자’는 말을 더 자주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54쪽 열다섯째 줄에 ‘한해살이’와 그 다음 줄에 있는 ‘여러해살이’가 나옵니다. 55쪽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걸쳐 ‘나이테’도 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그 옆에 한자를 나란히 밝혀 써 놓아서 어떤 말이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일년생(一年生)’을 ‘한해살이’로 ‘다년생(多年生)’은 ‘여러해살이’로 ‘연륜(年輪)’을 ‘나이테’로 바꾼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배움책을 만들기 앞에도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는 ‘한해살이’, ‘여러해살이’, ‘나이테’와 같은 말을 삶 속에서 쓰셨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갈말(학술어)로 쓰지 않고 남이 뒤쳐 만들어 놓은 말을 갈말로 삼아 쓰는 우리입니다.
지난해부터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잘못을 바로잡자는 이야기를 곳곳에서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갈배움(교육)과 아랑곳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 무엇보다 어려운 말로 만들어 놓은 이 배움책을 쉬운 토박이말로 바꾸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씀드립니다. 갈배움을 오롯이 새롭게 하고자 하는 분들, 참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 해 주고 싶은 분들이 귀담아 들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4351해 들봄달 스무여드레 삿날(2018년 2월 28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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