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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맛보기]스러지다 본문
[토박이말 맛보기]스러지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스러지다
[뜻]4)살이(생물)들이 죽거나 시들다
[보기월]겨울이 되면 스러질 배추로 김치를 담그는 슬기를 물려주신 한아비(조상)께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밤까지 남아서 일을 도와 준 두 사람이 있어서 든든했고 짜장 고마웠습니다. 한 사람은 배곳 안 사람이고 한 사람은 배곳 밖 사람이라 더 뜻이 깊었습니다. 저마다 가진 솜씨로 도움을 주니 일이 하나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엿날(토요일)은 마침배곳(대학원) 배움 마지막 날이라 배움닫기 잔치를 했습니다. 나름대로 배움을 도우려고 애를 썼는데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만나서 나눈 이야기들이 앞으로 하게 될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밝날(일요일)은 가시집에 모여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갔습니다. 다섯 집에서 먹을 것을 담그다 보니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양념을 바르는 일만 했는데도 다리, 허리가 아파 힘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제 손을 보태서 일을 끝내고 새로 담근 김치와 돼지고기를 곁들인 낮밥은 꿀맛이었습니다. 겨울이 되면 스러질 배추로 김치를 담그는 슬기를 물려주신 한아비(조상)께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말과 비슷한 말로 '슬다'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1)어떤 모양이나 자취 따위가 희미해지면서 사라져 없어지다, 2)바람, 소리, 냄새 따위가 누그러지거나 사라지다, 3)생각, 느낌 따위가 없어지다, 5)힘, 솜씨, 인기 따위가 다하여 없어지다와 같이 여러 가지 뜻으로 쓰며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1)-동틀 녁이 되자 별빛들이 점차 스러졌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2)-벼들이 누렇게 익어갈 때면 느닷없이 바람이 일어 심술을 부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스러지기도 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3)-뒤숭숭하던 생각이 뜨거운 눈물에 봄눈 녹듯 스러지고 말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한해살이 식물은 보통 봄에 싹이 터서 그해 가을에 씨를 맺고, 그런 뒤에는 곧 말라 스러진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5)-책 중에는 1년도 못가 인기가 스러지는 단명의 베스트셀러도 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50해 섣달 열하루 한날(2017년 12월 11일 월요일)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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