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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3- 그림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2해(1949년) 만든 ‘셈본 5-1’의 22~2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22쪽 첫째 줄에 ‘그림꼴’이 있습니다. ‘도형’이라는 말이 익은 분들에게 많이 낯선 말이지만 옛배움책에서는 이렇게 썼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말이 나온 김에 ‘그림꼴’과 아랑곳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도 1학년에서는 그림꼴 이름으로 ‘세모’, ‘네모’, ‘동그라미’를 씁니다. 그런데 2학년 올라가면 바로 ‘도형’이라는 말이 나오고 ‘삼각형’, ‘사각형’, ‘원’이 나옵니다. 1학년 때 배운 ‘세모’, ‘네모’, ‘동그라미’가 왜 ‘삼각형’, ‘사각형’, ‘원’이 되는지 ..
[토박이말 맛보기]운/(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운[뜻]여럿이 어떤 일을 한창 함께 하는 바람[보기월]밤에도 남아서 일을 했는데 옆에 있는 사람들 운에 딸려 힘든 줄 모르고 했습니다. 사람이 같은 사람을 보고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늘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사람일 때가 많고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늘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사람일 때가 많더군요. 같은 사람이 한 일을 두고 어쩜 그렇게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놀랍기도 하고 무슨 일을 하고 어떤 말을 할 때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 앞에서 웃는 있는 사람들 속이 어떤지 모르니 두렵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배움마당 열기(..
[토박이말 맛보기]욱대기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욱대기다[뜻]1)거칠고 사납게 윽박질러 기를 억누르다[보기월]아이들 잘못을 두고 욱대긴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요즘 배움을 즐기지 못 하고 또래 아이를 괴롭히는 것은 넘어 목숨을 빼앗은 일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말들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저지른 잘못은 풀침(용서)을 받기 어렵지만 아이들이 그렇게 된 것이 아이들 때문만은 아니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먼저 이웃과 서로 돕고 사이좋게 지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면 아이들도 동무들과 서로 울력하며 사이좋게 잘 지낼 수 있을 거라는 말입니다. 어른들은 그렇게 하지 못 하면서 아이들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앞..
[토박이말 되새김]들겨울달 세 이레 기분 탓인지 저녁에 먹은 먹거리 탓인지는 모르지만 아침에 일어나기가 한결 가볍습니다. 일찍 눈을 뜬 뒤 누워서 이리저리 움직여 몸을 깨우고 일어나니 밥맛도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여느 날보다 조금 일찍 나왔다 싶었는데 배곳(학교)에 닿으니 그리 일찍은 것도 아니더군요. 아래도 추워지니까 손발은 말할 것도 없고 얼굴 살갗도 더 힘이 없어진 느낌이 듭니다. 눈물도 때를 가리지 않고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머리카락은 더 푸석푸석한 것을 보니 겨울이 더욱 깊어지는가 봅니다. 벌써부터 손과 발이 시려서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둘레에 여럿 있고 나무에 달린 잎들도 바짝 말라서 쪼글쪼글한 것이 불이 가까이 가면 금방 불이 붙을 것만 같습니다. 다른 나라이긴 하지만 불이 아주 엄청..
[토박이말 맛보기]우짖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우짖다[뜻]1)새가 울며 지저귀다[보기월]그러고 생각하니 집에서나 배곳에서 새가 우짖는 소리를 들어 본 게 언젠가 싶었습니다. 일어날 때를 알리는 소리에 잠을 깨면 따뜻한 물을 마십니다. 그러면 속도 잠에서 깨어나는 느낌입니다. 아침을 먹고 씻으러 가면 씻을 때 소리꽃(음악)을 듣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물소리 새소리가 담긴 소리꽃이 흘러나왔습니다. 마치 제가 골짜기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그러고 생각하니 집에서나 배곳(배곳)에서 새가 우짖는 소리를 들어 본 게 언제였나 싶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요즘도 시골집에 가면 집 앞 감나무에 앉은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말이지요. 새도 살기 어려운 곳에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