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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1- 처음 임금님, 셈하다, 곱, 사람, 고른수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2해(1949년) 만든 ‘셈본 5-1’의 2~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첫째 줄에 ‘처음 임금님이 되셨다고’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책에 ‘최초로 왕위에 올랐다’는 말이 나오는 것과 견주면 참으로 쉬운 풀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줄에 나오는 ‘셈하여’도 ‘계산하여’라고 하지 않아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보시다 시피 ‘단군기원’과 ‘서력기원’을 같이 가르치고 단군기원이 서력기원보다 ‘몇 해 먼저이냐?’라고 묻는 것도 마치 아이들에게 묻듯이 쉬운 말로 해서 눈에 얼른 들어왔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걸쳐 ‘우리나라가 일본에 나라를 ..
[토박이말 맛보기]우세/(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우세[뜻]남에게서 비웃음을 받음. 또는 그 비웃음.[보기월]가만히 생각해 보면 적지 않은 우세를 받았는데 잘 견뎠다 싶습니다. 사람들이 입는 옷을 보면 이제 겨울입니다. 저도 어제 아침에 새로운 겨울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배곳(학교) 안이 바깥보다 더 서늘해서 얇은 옷을 입고 견디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가운데에는 머리에 쓰고 손에 끼는 것도 모자라 털옷까지 입고 와 앉아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만 움직이고 나면 땀을 뻘뻘 흘리며 덥다고 문을 열자고 합니다. 저는 썰렁해서 자꾸 닫았으면 싶은데 아이들이 열자고 하면 이길 수가 없어서 여는데 저는 춥습니다. 속에 짧은 옷을 입고 겉에 두꺼운 옷을 입으면 좀 좋을 텐데 하면..
[토박이말 맛보기]우련하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우련하다[뜻]1)모양이 잘 안 보일 만큼 보일 듯 말 듯 어렴풋하다[보기월]불이 어두워 우련했지만 옛날에 갔던 바위가 아닌 것은 틀림이 없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토박이말 놀배움감을 만드는 아이들에게 줄 책이 있어서 밤에 배곳(학교) 지키는 분께 맡기고 나왔습니다. 마치고 가는 길에 들러 가져 가기로 했는데 아이들끼리 때를 못 맞춰 가져가지 않았다는 기별을 받았습니다. 한날(월요일)에 만나기로 했는데 놀배움감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 얼른 주고 싶습니다. 엿날(토요일) 마침배곳(대학원) 배움을 도왔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배움을 이어가시는 분들이라 늘 우러러 보게 됩니다. 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드리고 싶..
[토박이말 되새김]들겨울달 한 이레 날이 참 빠르게 간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둘레에 많습니다. 쉬는 이레끝(주말)은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고 하지요. 겨울을 얼른 오라 부르는 듯한 비가 촉촉하게 내렸습니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비를 맞고 떨어진 나뭇잎이 빗방울 셈만큼 소복하게 쌓였습니다. 그 빛깔도 더욱 짙어 보입니다. 밤에 집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낮에 배곳(학교)에서도 좀 더 따뜻했으면 하는 마음이 자꾸 일어날 만큼 날씨도 재빨리 바뀌고 있습니다. 일을 하나 끝내고 나면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제 곁에 와 있는 것도 놀랍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맡은 일이 새끼를 친 일 두 가지를 어제 다 해 놓고 다가오는 갈배움 큰잔치(교육 박람회) 일을 챙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둘레 분들의..
[토박이말 맛보기]우듬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우듬지[뜻]나무의 꼭대기 줄기[보기월]그리고 나뭇잎이 우듬지부터 떨어지는 것을 보며 제 손발이 갈라지는 까닭을 어림해 보았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이어지는 요즘 저를 보면 참 많이 놀랍다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합니다. 어제와 그제 이틀 제가 열한 해를 살았던 창원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도 못 한 일을 하러 갔었지요. 이것저것 따지면 제가 아니라도 누군가 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하지 않던 일을 처음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슴 떨리는 일일 것입니다. 저도 처음 하는 일이라 마음이 많이 쓰였지만 제가 살던 곳이라 낯이 익은 분들이 많아서 마음 놓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때새(시간)에 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