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거위 실거위 붙어살이벌레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55쪽부터 5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55쪽 둘째 줄에 있는 “찬물이나 날 음식을 함부로 먹지 말자.”에서 ‘음식’을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 나온 ‘날-’은 오늘날에 살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고기’를 이야기할 때 ‘생고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 말은 ‘날고기’라는 뜻이니까 ‘날고기’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56쪽에도 ‘날고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옛날에는 두루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까지 이어지는 “우리 몸에 기생하는 벌레는 거의 다 음식물에서 오는 것이다.”도 ‘기생하다’와 ‘음식물’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입니다. 여기서 ‘기생하는 벌레’는 아래에 나오는 ‘기생충’을 좀 쉽게 풀어 쓴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기생충(寄生蟲)’을 가리키는 ‘붙어살이벌레’라는 토박이말을 썼으면 더 쉬운 풀이가 되었지 싶습니다.

 

아홉째 줄에 나오는 ‘거위’는 ‘회충(蛔蟲)’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이고, ‘실거위’는 ‘좀거위’라고도 하는데 ‘요충(蟯蟲)’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입니다. ‘촌충(寸蟲)’을 요즘에는 ‘조충(條蟲)’으로 부른다고 하는데 이 조충의 몸이 마디마디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니 ‘마디벌레’라고 하면 아이들이 더 알기 쉽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열째 줄에 나오는 ‘채독벌레’는 ‘채독(菜毒)’+‘벌레’의 짜임으로 ‘채독’은 ‘십이지장충증’을 가리키는 말이라고도 합니다. 좀 더 쉽게 말해 푸성귀를 먹고 걸리니까 그런 이름을 붙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십이지장’을 토박이말로 ‘샘창자’라 하기 때문에 ‘십이지장충’은 ‘샘창자벌레’라고도 하는데 그 말을 썼더라면 더 좋았겠습니다.

 

56쪽 첫째 줄부터 여섯째 줄까지 이어지는 월(문장)에서 ‘촌충’, ‘송어’를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참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푸성귀’, ‘애벌레’, ‘들’, ‘날고기’와 같은 토박이말은 더 반가웠습니다. 여덟째 줄에 있는 ‘살갗’과 열한째 줄에 있는 ‘허파’는 앞서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살갗’은 ‘피부’를, ‘허파’는 ‘폐’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이라는 것을 이제 많은 분들이 아실 거라 믿습니다.

 

열째 줄부터 열둘째 줄까지 이어진 “이들 벌레는 모두 창자 속에서 우리 몸의 양분을 빨아 먹고 산다.”에서도 ‘양분’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이고 마지막 월인 “푸성귀는 어떤 곳에서 씻어야 하겠는가?”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참 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에게 ‘푸성귀’는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어야 된다는 것을 알려 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렇게 옛날 배움책에 있는 쉬운 토박이말과 쉽게 풀어 쓴 월(문장)을 보고 요즘 배움책을 좀 더 쉽게 만드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많아져서 새로 바꾸는 갈배움길(교육과정)에서 바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354해 온여름달 스무아흐레 두날(2021년 6월 29일 화요일) 바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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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경남신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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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이: 토박이말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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