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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되새김]들겨울달 두이레(11월 2주) 배곳마다 이맘때면 한 해 동안 배우고 익히 것이나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내는 잔치가 열립니다. 제가 알기로 벌써 한 곳도 있고 오늘 많은 곳에서 한다고 들었습니다. 여느 때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의 남다른 솜씨를 볼 수 있어서 새롭기도 하고 그런 걸 볼 때면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도 그런 아이들을 봤습니다. 작고 여려 보이는 얼굴에 목소리도 크게 내는 걸 본 적이 없는 아이였는데 춤을 추는 걸 보니 춤꾼이 따로 없었습니다. 손짓, 발짓에 눈빛까지 춤과 하나된 게 참 좋았습니다. 그 뜸(반)에서 춤을 하지 않았다면 그 아이의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었을 테구요. 집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면 아마 그 아이의 어머니 아버지도 깜짝 놀라지 않을까..
[토박이말 맛보기]엇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엇되다[뜻]1)조금 건방지다[보기월]어른을 동무처럼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엇되어 보이는 것도 참일입니다. 안 풀리던 일이 풀렸을 때 그 기분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습니다. 경남 갈배움 큰잔치(교육 박람회) 때 쓸 펼침막에 쓸 찍그림(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서 여러 날을 여기저기 뒤졌습니다. 하지만 찾지를 못해 그만 두려고 하다가 마지막으로 해달(년월)로 만든 이름을 넣어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는 못 볼 것 같았던 찍그림들을 찾고 보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크기를 키우면 모래알처럼 희미해지는 찍그림으로 펼침막을 만들 일을 생각하니 끔찍했었거든요. 이게 다 제가 갈무리를 꼼꼼하게 안 해서 그런 ..
[토박이말 맛보기]숫접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숫접다[뜻]거짓이나 꾸밈이 없고 참되다[보기월]또래 아이들과 달리 어쩌면 저리 숫저울까 싶은 아이도 있었습니다. 겨울로 들어선다는 들겨울(입동)이라 그런지 아침에 집을 나설 때 핫옷을 입고 나오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얇은 옷을 입고는 몸을 잔뜩 움츠리고 오는 아이를 보고 옷을 따뜻하게 입고 다니라고 말해 주기도 했습니다. 아침에 안에 있을 때는 참 따뜻하고 좋았는데 낮에 아이들과 놀마당에서 움직이다보니 좀 거추장스러웠습니다. 오랜만에 햇볕을 쬐었는데 갑자기 많이 쬐어 얼굴이 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안에 있다가 밖에 나오면 몸과 마음이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차분하던 아이도 옆에서 그렇게 하면 덩달아 그러기도 ..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22 *왼쪽 염통방=좌심방, 오른쪽 염통방=우심방, 왼쪽 염통집=좌심실, 오른쪽 염통집=우심실, 날름=판막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24, 2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먼저 24쪽 첫째 줄에 앞서 보여드린 적이 있는 ‘핏줄’이 보입니다. 넷째 줄에는 ‘작은창자’가 그 다음 줄에는 ‘큰장자’가 보입니다. 이렇게 자꾸 보면 이런 말들이 낯설지 않게 됩니다. 그 다음 줄에는 “똥이 되어 밖으로 나가게 된다.”는 풀이가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이라면 ‘대변’이라고 하지 ‘똥’이라고는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나날살이에서는 쓰는 말을 배움책에서 못 보게 되면서 토박이말..
[토박이말 맛보기]엇달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엇달래다[뜻]그럴듯하게 달래다[보기월]울고 있는 아이를 엇달래려고 안는 모습이 대견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겨루기, 잔치, 갈모임(학회), 글쓰기로 지난 세이레는 참 바쁘게 보냈습니다. 지난 이레끝(주말)에는 잔치 끝내고 마무리를 한다고 시골 집에 가는 것도 미뤘을 만큼 말이지요. 누가 하라고 시켜서 한 일은 하나도 없지만 해야 할 일들을 하다보니 쉽지는 않았습니다. 몸은 힘들어도 여러 가지로 보람이 있어서 기분은 좋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 저녁에 시골에 갔습니다. 감나무잎이 제빛깔을 잃거나 다 떨어진 것을 보니 서리가 여러 차례 내린 모양이었습니다. 감빛만 붉은 가을빛을 간직하고 있어 더욱 붉게 보였습니다. 제가 사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