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9/01 (22)
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맛보기]으르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으르다[뜻]다른 사람에게 무서운 말이나 짓을 하다.(위협하다)[보기월]그런데 막 빵빵 거리고 불을 번쩍이며 으르는 듯이 수레를 모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제 아침 일찍 길을 나서야 했기 때문에 그제 밤에는 여느 날보다 좀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자리에서 읽은 책 알맹이가 자꾸 생각이 나서 얼른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나만 잘 살기가 아닌 함께 잘 살기를 바라는 제 생각과 놀랍도록 같은 분이 계셨다는 것이 가슴을 뛰게 했지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오는 걸 막지 못 하고 뒤척이다 잠이 들었는데 때알이(시계) 소리가 아닌 밥이 다 되는 소리를 듣고 잠이 깼습니다. 함께 가자고 했던 한 사람은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서 혼자 서둘러 아침을 ..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6- 하나치, 맞줄임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2해(1949년) 만든 ‘셈본 5-1’의 29, 4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9쪽 첫째 줄에 ‘작은 수’가 있습니다. ‘작은 수’라는 말은 여기서 배울 것이 무엇인지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 주는 풀이말입니다. 일곱째 줄에 “작은 수는 다음과 같이 쓴다.”라고 풀이를 해 주는 것을 보면 똑똑히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배우는 아이들을 헤아려 주는 듯한 낱말과 월(문장)이 참 반갑고 좋습니다. 셋째 줄에 ‘하나치’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처음 보시는 말일 것이고 보신 적이 있는 분들도 참 오랜만에 보실 테니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
[토박이말 맛보기]위없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위없다[뜻]그 위를 넘는 것이 없을 만큼 가장 높고 좋다.[보기월]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 주시는 분이 느는 일이야말로 제게는 위없는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밝날(일요일) 마음 놓고 낮잠을 자서 그런지 잠자리에 누웠는데 얼른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뭔가 도와야 될 것 같은 딸아이 생각을 했습니다. 도움은커녕 그냥 봐 주는 것도 참 어렵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만나기로 한 분들과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도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사라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이쪽저쪽으로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가 놀라..
[토박이말 맛보기]우리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우리다[뜻]1)더운 볕이 들다[보기월]자리에 앉으니 자리에 우린 햇볕 때문에 엉덩이가 뜨끈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도 배곳에 나가 일을 했습니다. 새로 배곳에 들어와야 할 새내기 아이들이 다른 곳에 다니기 때문에 못 오게 되어 아랑곳한 바람종이(신청서)를 쓰러 오신 분들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을 남달리 잘 가르쳐 보고 싶은 어버이 마음을 누가 뭐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 보내기도 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다니는 배곳에 넣기도 하니 말이지요. 다른 고장은 어떤지 잘 모르는데 제가 사는 곳에 그런 곳이 생겼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고 그곳에 다니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에 더 놀랐습니다. 엿날(토요일)은 좀 느지막하게 일어나 ..
[토박이말 되새김]한밝달(1월) 한 이레 아이들이 없는 배곳(학교)지만 여전히 일거리가 많습니다. 아침에 나가 토박이말 맛보기 글을 올리는 게 끝나지 않았는데 함께 일을 하러 오신 분들이 기다리고 계셔서 그만 두어야 했지요. 사람을 뽑는 일이라 마음도 쓰였고 그만큼 때새(시간)도 많이 걸렸습니다. 사람을 보는 눈은 비슷하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참마음을 잘 드러내는 사람을 누구나 알아본다는 것도 함께 말이지요. 앞낮(오전) 일을 마치고 낮밥을 먹으러 밖에 나갔는데 날씨가 많이 풀려 봄 날씨 같았습니다. 이러다 꽃도 피겠다 싶었습니다. 놀던 아이들도 더운지 겉옷을 벗어 놓고 놀고 있었지요. 숨씨(공기)가 맑지 않다고 한 기별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모르지만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