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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5 *시골, 까닭, 고기잡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72, 7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72쪽 셋째 줄에 ‘시골’이 보입니다. 요즘은 ‘지방’, ‘촌’, ‘고향’과 같은 뜻으로 두루 많이 쓰고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의 말밑을 두고 여러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시’를 ‘새’로 보기도 하고 ‘고을’을 ‘마을’을 뜻하는 말로 보고 ‘시골’을 ‘새마을’로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와 ‘시내’를 놓고 보면 ‘시내’는 본디 ‘실내’에서 온 걸로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를 ‘실’로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실’은 아시다시피 ‘작다..
[토박이말 맛보기]시위잠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위잠[뜻]활시위 모양으로 몸을 웅크리고 자는 잠[보기월]차가운 방에서 얼굴이 시려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시위잠을 잔 날도 참 많았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 제가 나온 높배곳(고등학교)에 어버이가 되어서 다시 갔다왔다는 짧은 글을 많은 분들이 봐 주셨습니다. 저도 남들처럼 하루 하루를 살았고 그렇게 나이를 먹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저를 가르쳐 주셨던 스승님들은 거의 물러나시고 젊음으로 저희를 이끌던 분들께서 다 윗분들이 되셨더군요. 아침부터 새벽까지 책과 씨름을 하던 동무들도 떠오르고 끼니를 걸러 가며 긴긴 하루를 버티다가 아버지 어머니 계시는 쪽을 보며 눈물을 훔치던 일도 생각났습니다. 차가운 방에서 얼굴이 시려서 이불을 뒤집어..
[토박이말 맛보기]여물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물[뜻]말이나 소에게 먹이려고 말려서 썬 짚이나 마른풀[보기월]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소가 먹는 짚이나 풀에도 '여물'이란 이름을 붙이셨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갈배움 길라잡이(교육과정 설명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적게 오셨지만 자리를 함께해 주신 분들께 많은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무엇보다 올해도 토박이말 놀배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일을 맡겨서 어쩔 수 없이 했던 것을 우리 배곳(학교)에서 스스로 하게 된 게 가장 많이 달라진 것입니다.^^ 마음을 써서 챙겼던 일이 끝이 나서 그랬는지 닷날 저녁에는 마음을 놓고 잠을 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있을 만남에 쓸 것을 갖..
[토박이말 되새김]온봄달 두 이레 '일비'라는 '봄비'가 주룩주룩 많이도 내렸습니다. 좋은 일과 궂은일은 갈마든다는 말이 있는데 저도 그랬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제 마산 창동에 가서 좋은 분들을 만난 일은 어제 알려 드렸기 때문에 잘 아실 것입니다. 만나기로 한 곳을 못 찾아서 들말틀(손전화)를 꺼내다 떨어뜨려 깨뜨린 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기분 좋은 만남을 뒤로 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말 그대로 깜짝 놀랄 일이 있었습니다. 반성을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거슬러 달리는 수레와 부딪힐 뻔한 아찔한 일을 겪었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난 수레를 비키려고 갓길로 나갔지만 담이 있어서 더 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부딪히는구나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쪽 수레가 옆길로..
[토박이말 맛보기]시울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울[뜻]조금 굽거나 휜 곳의 가장자리. 흔히 눈이나 입의 언저리(가장자리)[보기월]시울 넓은 그릇에 담아 온 맛있는 들깨떡국을 다 먹지 못하고 나와야 했습니다. 어제 저는 날씨가 왜 이렇게 덥게 느껴지지 하면서 제가 옷을 따뜻하게 입고 가서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한낮을 지난 뒤에 수레를 타고 보니 찬바람을 틀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으니 달구벌은 여름 날씨와 다를 바 없었다고 하더군요. 찬바람을 튼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찬 먹거리를 먹었다는 분들도 많았다고 했습니다. 뜻 밖에 찾아온 더위에 놀란 우리들처럼 푸나무들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어제는 좋은 분들과의 만남에 아주 기쁘고 고마운 마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