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토박이말 바라기 (769)
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7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76, 7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76쪽 첫째 줄부터 아홉째 줄에 있는 하나의 월(문장)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원시인들’이 아니라 ‘아득한 옛날의 사람들’이라고 했으며, ‘채집생활, 수렵생활을 했다’가 아니라 ‘이리저리 헤매어 다니면서 나무열매를 따 먹고 짐승들을 잡아먹고 살아 왔다’고 했습니다. 어려운 말을 몰라서가 아니라 배울 아이들을 생각해서 쉽게 쓰려고 했기 때문에 이런 월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열셋째 줄과 열넷째 줄에 이어 나오는 ‘막아 내는’도 반가운 말입니다. ‘방어하다’는 말을 쓸 수도 있었을 텐데 ..
[토박이말 맛보기]시큰둥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큰둥하다[뜻]2)달갑지 않거나 못마땅하여 시들하다[보기월]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시큰둥한 사람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어제 아침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는 것을 보고 낮에 많이 더우려나 보다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안개 속에는 물방울만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자잘먼지(미세먼지)가 함께 섞여 있어서 바깥 놀이를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알리는 글을 보태서 보내고 아침모임을 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날(월요일)은 바쁜데 몸이 좋지 않아 못 나온 분도 있고 모임 이야기가 길어져 쉴 틈도 없이 달리듯 앞낮(오전)을 보냈습니다. 낮밥을 먹고 할 일을 챙기고 있는데 앞서 한 일에 잘못이 있어서 새로 해야 할 일이 생겨 더 바빴습니..
[토박이말 맛보기]열소리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열소리[뜻]멋모르는 어린 소리[보기월]열소리를 하던 녀석들이 이렇게 자랐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지난 엿날은 토박이말바라기에 여러 모로 도움을 많이 주는 (사)한국시조문학관에 잔치가 있었습니다. 열 일 제쳐 두고 달려가 기쁨을 함께해 드렸습니다. (사)한국시조문학관이 문을 연 지 다섯 돌이 되는 날이자 돌아가신 화가 김희혜 님을 기리는 미술관(유미관)을 여는 날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 주시고 손뼉을 많이 쳐 주시는 것을 보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윤재근 교수님께서 해 주신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있어 더욱 뜻이 깊은 날이었습니다. 우리 모람(회원)들이 더 많이 가서 들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을 ..
[토박이말 되새김]온봄달 네 이레 푸나무도 그느르는 대로 간다는 걸 제 눈으로 똑똑히 보며 지내고 있습니다. 일터 제 앞뒤에서 저를 지켜보고 있는 꽃동이(화분)들이 그걸 잘 보여주고 있지요. 엊그제 꺾꽂이를 해 놓은 나무도 뿌리를 잘 내리기를 빌며 아침마다 기운을 불어 넣어 주고 있으니 잘 자랄 거라 믿습니다. 머리를 써서 오래 생각해야 할 일은 많지 않지만 챙겨야 할 게 수월찮게 있어서 늘 남들 집에 갈 때 나오는 날이 드뭅니다. 아무도 없는 빈 방에 남아 일을 하다가 물을 주면서 말동무를 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요즘은 봄을 맞아 새로운 잎도 나오고 물이 올라서 빛깔도 참 싱그러워 보기가 좋답니다.^^ 봄기운을 받은 토박이말도 많은 분들이 마음을 써 주셔서 더욱 널리 알릴 길이 하나 둘..
[토박이말 맛보기]시치미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치미[뜻]매의 임자를 밝히려고 사는 곳을 적어 매의 꽁지 털 속에 매어 둔 네모난 뿔을 이르는 말[보기월]뻔히 보이는 눈 앞에서 하고도 안 했다고 시치미를 떼는 게 참 놀라웠습니다. 어제 낮밥을 먹고 배곳을 둘러 보았습니다. 뒤낮 배움을 비롯하는 종소리가 난 뒤에도 놀고 있는 아이들을 들여 보냈습니다. 들어가기 싫은 듯 마지못해 들어가는 아이들 얼굴이 일그러지는 걸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신발을 차듯이 벗어 던지더군요. 불러서 왜 그렇게 했느냐 물으니 안 그랬다고 했습니다. 뻔히 보이는 눈 앞에서 하고도 안 했다고 시치미를 떼는 게 참 놀라웠습니다. 철은 바뀌어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갖가지 꽃이 피고 벌과 나비도 그 꽃을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