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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34-새 배해(학년)를 맞고 [맞춤 토박이말]34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지난 온봄달 이틀(3월 2일) 온 나라 배움이들이 새 배해(학년)를 맞았습니다. 꽃등 배곳에 들어온 새내기들을 기쁜 마음으로 반갑게 맞이하는 들배움풀이(입학식)가 배곳(학교)마다 있었습니다. 자리에 함께한 어버이들 가운데 꽃등 배움이 어버이가 된 분들은 아이들과 같이 두려움과 설렘이 갈마든 날이었을 것입니다. 너울가지가 좋은 아이들은 처음 만난 아이한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 말을 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낯선 곳에 와 많은 사람들 때문에 바짝 얼어 어머니 아버지 손을 꼭 잡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 두려움이 기쁨으로 바뀔 수 있기를 빌며 큰 손뼉을 쳐 주었습니다. 배해(학년)가 올라간 배움이들도 새로운 ..
[토박이말 맛보기]시시콜콜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시콜콜[뜻]자질구레한 것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낱낱이 따지거나 다루는 모양[보기월]제가 맡은 일이 시시콜콜 다 알고 챙겨야 되는 일인데 그렇지 못해 어려움이 많습니다. 어제 앞낮까지 내리고 그친다고 했던 비는 낮밥을 먹은 뒤에도 내렸습니다. 밖에 나가 뛰어야 할 아이들이 비 때문에 못 나가 안에서 지내니 안 시끄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노루처럼 뛰어 다니는 아이들을 말리러 다녔지만 하나도 쓸모가 없었습니다. 새로 일을 맡은 뒤 이틀이 지났습니다. 하지 않던 새로운 일을 크게 벌이지도 않았는데 벌써 안 했으면 말았으면 하는 이야기를 잇달아 들었습니다. 놓치거나 빠트린 일도 여러 가지 입니다. 제가 맡은 일이 시시콜콜 다 알고 챙..
[토박이말 맛보기]여미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미다[뜻]벌어진 옷깃 따위를 바로잡아 반듯하게 하다.[보기월]아이의 옷깃을 여며 주시는 어머니의 손길에 사랑이 넘쳐 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은 온봄달(3월) 들어 둘째 날이자 새배해(새학년)을 비롯하는 날이었습니다. 배곳에 꽃등 들어오는 새내기들을 맞이하는 들배움풀이(입학식)이 있었고 새배해를 비롯하는 비롯풀이(시업식)도 있었습니다. 새내기들과 그들의 손을 잡고 줄줄이 들어오신 어버이들이 어울마당을 가득 채운 뒤 들배움풀이(입학식)를 했습니다. 아이들 손을 잡고 나란히 서 있는 어버이들께 옆으로 나와 달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이 손을 놓고 다들 나오는 데 한 어머니께서 쪼그려 앉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 아이의 옷..
[토박이말 되새김]들봄달 네 이레(2월 4주) 아이들에게는 봄말미(봄방학)이라고 하는 지난 열흘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배곳에 나갔습니다. 버릴 것을 챙겨 버리기도 했고 짐을 챙겨 옮기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셈틀(컴퓨터) 앞에 앉아서 여러 가지 일을 배워 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내고 보니 무엇을 했나 싶기도 하고 일을 한 보람을 느낄 수가 없어 허전한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배곳 일을 잊고 바람을 쐬고 왔습니다. 일이 없이 간 것은 아니고 밖으로 일을 가지고 갔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벌써 봄을 알리는 몇 가지 꽃이 피었다는 기별을 듣보았는데 바람은 좀 차가웠습니다. 마바다(남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올라 맞은 바람은 더 차가웠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갈모임(..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3 *힘쓰자, 한해살이, 여러해살이, 나이테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54, 5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4쪽 셋째 줄에 ‘배게’가 보입니다. ‘배다’가 ‘몬(물건) 사이가 비좁거나 촘촘하다’는 뜻을 알면 바로 알 수 있는 말입니다. 다섯째 줄에 있는 ‘힘쓰자’는 말도 반가운 말입니다. ‘노력하자’는 말을 더 자주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54쪽 열다섯째 줄에 ‘한해살이’와 그 다음 줄에 있는 ‘여러해살이’가 나옵니다. 55쪽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걸쳐 ‘나이테’도 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그 옆에 한자를 나란히 밝혀 써 놓아서 어떤 말이었는지 잘 알 수 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