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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되새김]들봄달 한이레(2월 1주) 어제 아침에는 여느 날보다 일찍 잠을 깼다가 다시 잠이 들지 않아서 하루를 일찍 열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누웠다가 일어나 몸을 움직였습니다. 몇 가지 몸놀림을 했는데 바로 땀이 나더군요. 그렇게 하고 나서도 보니 여느 날 일어날 때도 안 되어서 일찍 아침을 먹었습니다. 잠을 깨고 일어나 몸을 움직인 뒤에 먹어서 그런지 밥맛이 더 좋았습니다. 천천히 그리고 꼭꼭 씹어 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배곳(학교)에 가서도 일을 바삐 서두르지 않아도 되었지요. 그런데 좋은 것은 거기까지였습니다. 둘째 때새(시간)가 지나자 하품이 나왔습니다. 다리에 힘도 풀리는 느낌이었지요. 낮밥을 먹고 나니 더 나른해졌습니다. 아이들을 돌려보낸 뒤 앉아 일을 하는데 하루가 참 길게..
[토박이말 맛보기]여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뜻]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암초[보기월]앞으로 '토박이말바라기'라는 배가 '여'를 만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어제 아침 날씨가 좀 풀릴 거라는 기별을 듣고 옷을 좀 가붓하게 입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밖에 나오니 다른 곳은 괜찮았는데 목이 좀 썰렁했습니다. 목도리를 메고 왔으면 좋았겠다 싶었지만 마음이 바빠서 발걸음을 돌릴 수가 없었지요. 그나마 수레를 타고 와서 그렇게 많이 떨지는 않았습니다. 뒤낮에는 손님이 찾아 오셔서 반갑기도 했고 또 고맙기도 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이종현 씀이(기자) 님이 오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치고 보니 두 때새(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나눈 ..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1 *너무 배부르게 먹는 것, 배탈, 갈아들다, 산것, 살아가다, 자라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44, 4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먼저 44쪽 첫 줄에 ‘너무 배부르게 먹는 것이 몸에 좋지 못한 까닭을 알아보자’가 나옵니다. ‘너무 배부르게 먹는 것’은 흔히 ‘과식’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몸에 좋지 못한’은 요즘에는 ‘몸에 해로운’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까닭’도 ‘원인’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요. 셋째 줄에 ‘배탈’이 나오는데 우리가 많이 보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배탈’에 있는 ‘탈’을 ‘頉’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말이나 일본말에서는 ‘頉’를 그런 ..
[토박이말 맛보기]시름시름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름시름[뜻]2)눈이나 비 따위가 조용히 자꾸 내리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보기월]그런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눈이든 비든 시름시름 왔으면 하고 바라는 곳도 있네요. 추위가 여러 날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밝날 서울 가는 길에도 눈이 펑펑 내리는 곳을 지나갔고 내려 올 때도 함박눈이 내리는 곳을 지나왔습니다. 그곳뿐만 아니라 하늬바다(서해) 가까운 곳에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눈이 내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바다(동해) 쪽에 있는 몇 곳에서는 겨울 가뭄 때문에 아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물도 마음껏 쓰지 못해 아껴 쓴다고 하고 수레에 물을 실어 날라다 주어야 할 만큼이랍니다. 한쪽에는 여러 날 눈이 와서 일을 할 ..
[토박이말 맛보기]엔담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엔담[뜻]가장자리를 빙 둘러서 싼 담[보기월]어찌나 바람이 차가운지 엔담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걸었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은 갈모임(학회)가 있어서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몇 날 좀 포근해서 좋았는데 제게 매운 맛을 보여 주려고 그랬는지 날씨가 아주 맵찼습니다. 땅밑길에서 나오자마자 얼굴에 닿는 차가운 바람이 제가 사는 곳과 달랐습니다. 어찌나 바람이 차가운지 엔담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걸었습니다. 주머니에 넣은 손도 시리고 바람에 눈물까지 흘러서 갈모임을 하는 곳까지 가는 길이 더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찬바람을 맞으며 갔는데도 안에 들어서니 땀이 나더군요. 오랜만에 만난 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좋은 말씀들을 들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