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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맛보기]시설궂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설궂다[뜻]매우 차분하지 못하고 수선을 잘 부려서 보기에 실없다.[보기월]저런 아이들은 열을 모아 놓아도 시설궂다는 말은 안 듣겠다 싶었습니다. 낮부터 날씨가 많이 풀릴 거라는 알림을 듣고 나갔는데 아침 바람은 여전히 싸늘했습니다. 윗옷을 열고 나섰다가 찬바람에 놀라 얼른 채웠습니다. 윗도리를 조금 얇은 옷으로 입고 나왔더니 날씨가 아직은 이르다고 말을 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려고 마음 먹었던 일을 겨우 한 가지 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생겼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를 하고 나니 낮밥을 먹을 때가 되었습니다. 바깥 날씨는 봄날처럼 포근했습니다. 따뜻한 국물을 먹으니 바로 땀이 흐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있어서 함께 먹었는데..
[토박이말 맛보기]여리꾼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리꾼[뜻]가게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끌여들여 몬(물건)을 사게 하고 가게 임자로부터 삯을 받는 사람.[보기월]'여리꾼'을 알려주고 '호객꾼'이니 '삐끼'같은 말을 쓰지 않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이레부터 하루도 쉬지 않았는데 일은 끝이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배곳에 나갔는데 저 말고도 일을 하러 온 분들이 있었습니다. 엿날(토요일)에는 사람들이 없을 때 해야 하는 가심(청소)을 하러 온 분들이 있어서 오히려 더 북적이는 느낌이었습니다. 해 본 적 없는 일을 맡아 해 나가야 하는 것이 짐스럽기도 하지만 새로운 일을 하며 배울 것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일이 아니고 배곳 일이니 다들 많이 도와 줄 거라 믿습니다...
[토박이말 되새김]들봄달 세이레(2월 3주) [토박이말 되새김]4351_2-3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시나브로 한 뼘 넘게 자란 제사랑꽃(수선화)이 꽃을 피웠습니다. 제가 어제가지 지내던 추운 방에서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옮겼더니 봄이 온 줄 알았나 봅니다. 아직 밖에 있는 것들은 꽃을 피우려면 조금 남았는데 말입니다. 어제 샛노란 꽃봉오리가 보여서 몇 날 뒤에나 필 줄 알았는데 하루가 멀게 느껴졌었던 게지요. 열흘 남짓 되어 길 거라 생각했던 봄말미는 생각보다 많이 짧습니다. 새로 맡은 일과 아랑곳하여 해야 할 일이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배곳에 와서 앉아 일을 할 겨를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니 말입니다. 챙겨 놓은 것들을 간직하기도 어렵지만 버리는 것도 어려운데 깊이 생각하지 않고 ..
[토박이말 맛보기]시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쁘다[뜻]마음에 차지 않아 시들하다[보기월]그런 일을 맡게 되면 맡은 일이 시쁘게 느껴지기 쉽습니다. 요즘 배곳(학교)은 새배해(새학년)을 앞두고 노느매기를 하는 때입니다. 저마다 조금씩 다른 게 없지 않지만 요맘 때면 이런저런 이야기가 배곳 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합니다. 맡기려고 하는 쪽과 맡지 않으려고 하는 쪽이 있다보니 그 끝에 아름다운 이야기만 들리는 것은 아닙니다.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가는 때도 있습니다. 슬기를 모으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거라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마음에 드는 일은 드문 게 참일입니다. 일이 무겁고 가벼운 게 있기 마련이고 똑같이 나누기 어렵다는 것을 다 안다면..
[맞춤 토박이말]33-설날 인사 [맞춤 토박이말]설날 인사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가 바뀔 때 가장 많이 듣는 인사말일 것입니다. 지난 설날에도 이런 인사말을 많이 들으셨을 테지요. 그런데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인사를 주고받았을까요? 똑똑히 알 수 없지만 이런 인사를 주고받는 게 그리 오래지 않았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어림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말씀하신 버릇을 미루어 보더라도 ‘~(하)세요’와 같이 시키는 듯한 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뭔가 바라는 것이 있으면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말을 앞세우셨고, 바라는 것이 있을 때는 “~하길 바란다.” 또는 “~하길 비손한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게다가 조선 때 주고받는 편지에 남아있는 새해 인사를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