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토박이말 바라기 (769)
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되새김]온봄달(3월) 두 이레 어제 들말마을배곳(들말마을학교) 갈침이(교사) 분들과 만나 슬기를 모았습니다. 진주시와 진주교육지원청이 함께하는 진주행복교육지구에서 마련하는 마을학교 일을 토박이말바라기에서 ‘토박이말 놀배움’을 바탕으로 꾸려 가고자 만든 것이랍니다. 앞으로 배움이들을 모아야 하고 아이들과 함께 놀배움 앞생각(계획)을 짜서 놀듯이 배우며 즐길 것입니다. 더 나아가 아이들의 솜씨와 바람을 생각해서 꾀를 내고 꿈을 가꾸고 끼를 부릴 수 있는 놀배움을 해 보도록 할 것입니다. 하나씩 챙기고 모자란 것들을 채워 가면서 알찬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서로 돕자고 입다짐을 하는 걸 보며 든든했습니다. 저도 더욱 힘껏 도울 것입니다.^^ 둘레 분들의 부추김에 못 이겨서 제가 살아온 날들을 돌아 ..
[토박이말 맛보기]일렁이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일렁이다[뜻]몬(물건) 따위가 이리저리 자꾸 크고 가볍게 흔들리다.[보기월]배곳(학교) 앞에 걸린 펼침막이 일렁이는 걸 보며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알 수 있었지요. 요즘 토박이말 이야기를 여러 곳에 하면서 철에 어울리는 ‘제철 토박이말’을 알려드리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에서 만든 달력에는 그 달에 어울리는 낱말 하나를 골라 멋글씨로 쓴 것이 뒤쪽에 예쁘게 자리잡고 있답니다. 그래서 달력 임자는 앞에서 달력 날짜를 보고 임자가 아닌 사람들은 뒤에 있는 멋진 토박이말을 보게 됩니다. 온봄달 3월 뒤쪽에는 ‘소소리바람’이 멋글씨로 써져 있습니다. 한글문화연대와 함께하는 ‘우리말 아리아리’에서도 이야기를 했고, 티비엔 경..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74- 밀짚 곶감 꼬치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1해(1948년) 만든 ‘셈본 3-1’의 26쪽, 2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6쪽 둘째 줄에 ‘밀짚’이 나옵니다. 아시다시피 ‘짚’은 ‘벼, 보리, 밀, 조 따위의 이삭을 떨어낸 줄기와 잎’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밀짚’은 ‘밀알을 떨어낸 밀의 줄기’입니다. 요즘 밀짚을 배움감(학습자료)으로 쓰지는 않지만 ‘밀짚모자’는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짚’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덤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둘레에서 볼 수 있는 ‘짚불구이’는 ‘짚불에 고기 따위를 구워 바로 먹는 일 또는 그런 먹거리’를 뜻합니다. 여기에 쓰이는 ‘짚’은 거의 다..
[토박이말 맛보기]일고동/(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일고동 [뜻]일이 잘되고 못됨이 갈리는 매우 종요로운 대목 [보기월]마치 하루하루를 일고동으로 여기며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밝날(일요일) 저녁 가시집(처가)에 밥을 먹으러 갔었습니다. 맛있는 걸 만들어 놓으셨다는 기별을 받고 바쁜 일을 제쳐 두고 갔습니다. 아이 밥을 챙겨 주고 가느라 좀 늦었는데 저희가 갈 때까지 기다리고 계셔서 더 미안했습니다. 밥을 먹는데 멀봄틀(텔레비전)에 아주 널리 이름난 사람이 나와 나날살이(일상생활)를 보여 주었습니다. 나라 안뿐만 아니라 나라 밖에도 널리 이름이 알려졌다는 것은 알았지만 사는 것도 참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냥 뭇사람처럼 살아서 그 자리에 간 게 아니라는 것을 똑..
[토박이말 맛보기]인/(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인[뜻]여러 차례 거듭되어(되풀이하여) 몸에 깊이 밴 버릇[보기월]저는 그게 아이들한테 인이 박인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지난해 배움을 도왔던 아이들과 다시 만났습니다. 거의 스무날 만에 만났는데 딱 부러지게 뭐라고 꼬집을 수는 없지만 달라져 있었습니다. 뜸(반)이 갈리고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삶이 비롯한 지 닷새 만이었으니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달라짐이 좋은 쪽이 아니라서 다시 만난 반가움을 뒤로 하고 쓴소리를 좀 했습니다. 지난해 이 무렵 처음 만나서 했던 물음을 다시 던진 다음 그 때와 무엇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스스로 견주어 보자고 했습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몸도 더 자랐는데 배곳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