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토박이말 바라기 (769)
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되새김]들봄달(2월) 네 이레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하는데 일은 끊이지를 않습니다. 숨김이 없이 말하자면 챙기지 못한 일들이 자꾸 나온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제 저녁에도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고 나왔습니다. 어제는 아침에 일찍 나가서 일을 해야 다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앞낮(오전)에 오라는 곳이 있어서 밖으로 나가는 바람에 그러지 못했습니다. 마을 갈배움길(교육과정)을 꾸리기로 한 배곳 맡음이(담당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하고 있던 것을 깊이와 넓이를 더해서 하겠다는 곳도 있었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싶을 만큼 남다른 앞생각(계획)을 짠 곳도 있었습니다. 저렇게 머리가 좋은 분들이 토박이말 놀배움 수를 찾아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해를 거듭..
[토박이말 맛보기]이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이춤[뜻]옷을 두껍게 입거나 물건을 몸에 지녀 가려운 데를 긁지 못하고 몸을 일기죽거리며 어깨를 으쓱거리는 짓.[보기월]손이 닿지도 않는 곳이라 긁을 수가 없어 혼자 이춤을 췄습니다. 지난 두날(화요일) 충남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학교 일제 잔재 청산을 통한 새로운 학교문화운동 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올해는 3 .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돌이 되는 해입니다. 이런 뜻깊은 해를 맞아 학교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일제 잔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따져보고 새로운 학교문화를 만들어가자는 뜻으로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나라를 잃었다가 되찾은 지 일흔 네 해가 되는 올해 좀 늦은 느낌이 없지 않지만 이..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72- 수수깡 지다 베다 건너지르다 깍두기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1해(1948년) 만든 ‘셈본 3-1’의 22쪽, 2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2쪽 둘째 줄에 ‘수수깡’이 나옵니다. 이 말은 요즘 배움책에도 자주 나오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을 보며 우리가 군것질을 할 때 먹는 ‘○○깡’의 ‘깡’과 ‘수수깡’의 ‘깡’이 같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모이에서 ‘수수깡’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1)수수의 줄기.≒수숫대.2)수수나 옥수수 줄기의 껍질을 벗긴 심. 우리가 배움책에서 보는 것은 2)의 뜻이란 것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놓고 보더라도 그렇고 담뱃대의 ‘설..
[토박이말 맛보기]이짐/(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이짐[뜻]생각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지켜서 우김≒고집, 떼, 이퉁[보기월]힘이 있거나 높은 자리에 계신 분을 만나면 이짐을 써서라도 토박이말 살리기부터 하자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봄맞이 나들이를 다녀오느라 수레(차)를 오래 몰아서 그런지 어제 아침에 일어나기가 좀 힘이 들었습니다. 일이 없으면 한나절 쉬면 좋겠다 싶었지만 고양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아침을 챙겨 먹었습니다. 혼자 먹으면 좀 심심하긴 하지만 밥과 건건이를 한입에 넣고 꼭꼭 씹어 먹을 수 있어 좋긴 합니다. 그래도 옆에 누가 있으면 밥맛이 더 있기는 합니다. 밥 조금, 달걀 하나, 그리고 콩나물국 조금으로 아침을 때웠습니다. 배곳(학교)에 가면 어김없이 늘 일이 기..
[토박이말 맛보기]이지렁/(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이지렁[뜻]능청맞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체하는 꼴(천연스런 태도)[보기월]하지만 제 아무리 이지렁을 부려도 찍힌 움직그림(동영상)을 보고는 아니라고 하지 못 할 테니까요. 지난 닷날(금요일)은 앞낮(오전)에 배곳(학교)에서 마련하는 닦음(연수)도 하나 있고 쓰레기 가려 버리기(분리수거)도 해야 해서 아침부터 마음이 쓰였습니다. 해야 할 일이 몰리면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바빠져서 저도 모르게 빨리 움직이게 됩니다. 마을배곳(학교) 바람종이(신청서) 마무리를 해야 해서 더 바쁘게 다녔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닦음(연수)에는 자리를 함께하지 못 하고 쓰레기 가려 버리기는 같이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해 놓은 것을 모아 보니 제대로 가려지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