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토박이말 바라기 (769)
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되새김]들봄달(2월) 두 이레 두어 달 만에 동무를 만났습니다. 해가 바뀐 뒤에 만나지 못 한 것도 있지만 새로 배곳(학교)을 옮기게 된 기쁨을 함께 나누는 뜻도 있었습니다. 얼굴을 보자마자 낯빛이 좀 어둡다 싶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동안 있었던 일들 때문에 많이 힘들었나 보더라구요.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처럼 서로 다른 사람 하는 일이 좋아 보이고 편해 보이곤 하는데 다들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기 마련입니다. 아이들 뒤를 봐 주는 것과 어른들 뒤를 봐 주는 것이 다른데 어려움의 크기나 무게가 다르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이야기 끝에 새배해(신학년) 일거리를 나누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다들 일을 적게 하고 싶어 하고 무거운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참 ..
[토박이말 맛보기]이악스럽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이악스럽다[뜻]1)달라붙는 기세가 굳세고 끈덕진 데가 있다.[보기월]저마다 꿈을 찾는 일에 더욱 이악스럽게 매달리기를 빌었습니다. 어제 제가 몸을 담고 있는 배곳(학교)에서 마침치레(졸업식)가 있었습니다. 마침 티비엔 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꼭지를 하는 날이라 방송으로 아이들의 마침을 함께 기뻐하는 말을 해 줄 수 있어 더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146 배움이들이 여섯 해 동안의 모든 배움길을 잘 마쳤다는 마침보람(졸업장)을 한 사람씩 다 받았습니다.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의 뜨거운 손뼉과 앞날에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따뜻한 북돋움 말씀으로 자리를 채워주셨습니다. 마침보람을 받으러 올라가는 아이들마다 손을 잡아주며 인..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70- 데 잣눈 곱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1해(1948년) 만든 ‘셈본 3-1’의 10쪽부터 1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0쪽 밑에서 넷째 줄에서 둘째 줄까지 “원을 1이라고 하면 검은 데는 얼마만큼이 되느냐? 햐얀 데는 얼마만큼이 되느냐? 라는 월에 ‘검은 데’와 ‘하얀 데’가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검은 부분’과 ‘하얀 부분’이라고 나왔을 것입니다. 이를 놓고 볼 때 옛날 배움책에서는 우리가 입으로 말을 하듯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때처럼 나날살이(일상생활)에서 토박이말을 잘 살려 쓰려는 마음이 있다면 요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2쪽 셋째 줄에 ‘잣눈’이 ..
[토박이말 맛보기]이아치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이아치다[뜻]2)거치적거려 일을 못 하게 막거나 까지게 하다(방해되거나 손실을 입히다)[보기월]여러 해를 함께한 사람들에게 이아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배곳(학교)은 헤어지는 철입니다. 한 해 동안 맡았던 아이들과 헤어지고 또 여러 해를 함께 일했던 분들과도 헤어지는 때입니다. 어제 제가 있는 배곳에서는 반김풀이(환영식)와 헤어짐풀이(송별식)를 같이 했습니다. 지난 한밝달 하루(1월 1일) 오신 한 분을 반갑게 맞이하는 자리와 다른 배곳으로 옮겨 가시는 열 다섯 분과 가르치는 자리에서 물어나시는 두 분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자리였습니다. 제가 이름 붙인 ‘만남 하나 헤어짐 둘’ 모임은 만남의 기쁨보다 헤어짐의 슬..
[토박이말 맛보기]이무기/(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이무기[뜻]1)이야기에 나오는 뿔이 없는 미르(용). 어떤 까닭으로 미르(용)가 되지 못하고 물속에 산다는, 여러 해 묵은 큰 구렁이를 이른다.[보기월]어릴 때 제 놀이터이자 이무기가 살았다는 ‘강영소’에 가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지난 닷날 아이들과 배움마당 마무리를 했습니다. 세 뜸(반)은 먼저 했기 때문에 나머지 세 뜸과 하려고 바꿔서 했습니다. 쉬는 날 빠지는 바람에 그렇게 되었으니 널리 헤아려 주십사는 말씀을 드리고 바꿔서 했습니다. 마지막 풀거리(문제) 풀이를 마치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한 뒤 아이들도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몰랐던 토박이말을 알려 주어서 고맙다고 하는 아이도 있고 그동안 잘 가르쳐 주..